정월 대보름입니다.

일월(一月)이라고 하지 않고 정월(正月)이라고 부릅니다. 옳게 한해를 바로 시작하라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두둥실 하늘로 솟구친 정월 대보름에 뜨는 휘영청 둥근 달은 새 희망을 주는 달이라고 옛사람들은 노래하였습니다.

둥그스름한 모양에 아무런 장식이 없는 순백의 조선백자인 달항아리 한 점을 KBS 진품명품 프로그램에서 출품되어 감상하였습니다. 둥근 몸체와 투명한 흰 때깔은 오묘함을 절로 느낍니다.

하늘은 둥글다고 합니다. 둥근 하늘을 달밤에 보면 둥근 보름달이 있습니다. 보름달빛을 꽉 채워 달덩어리에 담으면 달항아리가 됩니다. 일명 흰 쌀을 담아 한해의 복을 기원하는 삼신항아리이기도 합니다.

(사)대한장례지도사협회와 김성익 회장님께 무궁한 발전과 강건을 정월 대보름을 맞아 벌판에 소나무와 대나무로 달집을 짓고 태우면서 또는 달항아리에 새 곡식을 넣어 간절한 치성을 드리듯이 소원을 빌어봅니다.

장례지도사 국가자격증으로 시행되어 이제 해를 넘겼습니다. 자격증을 취득한 분들이 차츰 늘어가고 있습니다. 우려와 염려 속에서도 정착되어가는 길을 걷고 있어 참으로 다행이라 여깁니다. 이 모두 협회와 회장님의 지극한 열정과 열성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관혼상제에서 관례는 성인(成人), 혼례는 정시(正始), 상례는 이척(易戚), 제례는 여재(如在)라고도 부릅니다. 장례를 이척이라고 하는 이유는 지나친 예법보다는 슬픔이 묻어있는 인정(人情)을 강조한 말이라고 생각됩니다. 우리 장례지도사들은 모두 형식과 절차에 묶이어 슬픔을 가볍게 여기는 행동과 마음은 추호도 없으리라 봅니다. 여러분들은 고인이 가시는 순간과 공간을 소중하게 잘 챙기고 받들어서 편히 가시도록 혼신을 다하는 거룩하고 고귀한 성직자 신분이십니다. 가끔의 멸시와 좌절 속에서도 어떤 성직자보다도 고인의 마지막 길을 아름답게 지켜주는 위대한 존재라고 진심으로 확신합니다. 인간으로 태어난 자의 마지막 길을 남녀노소 빈부귀천을 가리지 않고 지극정성으로 보살펴주며 마무리하는 삶은 아마 장례지도사라고 감히 단언하고 싶습니다. 그러므로 대접과 존경을 받아야만 된다고 믿습니다. 받기위해서 하는 일은 아니지만 그만큼은 충분히 된다고 자신합니다.

계사년 정월 대보름을 보내면서 협회와 장례지도사 가족 모두에게 달항아리를 가정에 일년 내내 두듯이 소원을 담아 두둑하고 넉넉한 큰 복이 가득하기를 두 손 꾹꾹 포개어 달님께 비비고 또 비빕니다.

2013년 정월 대보름

동부산대학교 장례행정복지과 교수/학과장 전웅남 두손 모두어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