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지도사 국가자격 제도 곳곳에 허점, 보완 시급
보건복지부 장례지도사 국가자격제도 설명회 개최

기사입력: 2012/06/01 [09:48] 최종편집: ⓒ sangjomagazine.com

장례지도사 국가자격제도 시행을 두달 앞두고 관련 법의 미비점이 곳곳에서 드러나 입법예고 기간인 6월 5일까지 시급한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30일 대전 KTX 역사 2층 강당에서 장례지도사 국가자격제도 설명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김순옥 보건복지부 사무관의 사회로 업계를 비롯한 많은 관련 종사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설명회는 8월 5일 시행되는 장례지도사 국가자격제도의 도입 배경과 지난 25일 입법예고된 주요 정책들을 설명하는 자리로 진행됐다.

특히 이번 설명회는 법 시행 이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열리게 되는 소통의 장으로써 관련 종사자들의 눈과 귀를 모으기에 충분했다.

복지부는 입법예고된 장례지도사 국가자격제도 관련 장사법 개정안 시행령·시행규칙의 주요 내용을 바탕으로 자격증 취득 절차 등 전반적인 자격증 관리 사항 등을 설명했다.

김순옥 사무관은 인사말을 통해 장례지도사 자격제도 시행으로 종사자의 전문성과 직업윤리성을 높여 장례 전문인력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 국민들의 보건위생적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장사법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고 밝혔다.

또 8월 5일 법 시행을 앞둔 시점에서 국민의 입장에서 정상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장례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준비를 잘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업계 및 관련 종사자들은 이에 동의하며 이번 장례지도사 국가자격제도 도입에 대해 반색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번 장사법 개정안의 세부 조항에 대해서는 느슨함을 지적하기도 했다. 일부는 언성을 높이는 등 장내가 술렁이도 했다.

설명회 이후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제기된 문제점들을 살펴보면 먼저 장례지도사의 업무 범위가 염습에 국한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한 종사자는 "개정 법에 따르면 장례지도사의 업무범위는 염습을 위주로 하고 있는데 장례지도사의 업무 범위를 보다 넓혀 장례분야 전반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장례지도사의 의무고용 조항 역시 구체적으로 삽입해야 한다고 덧 붙였다.

또 다른 종사자는 "교육시간을 300시간으로 못 박은 결과 유명무실화 되어 가고 있는 요양보호사 자격증과 유사한 저수준의 자격증 남발이 우려된다"고 지적하며 장례지도사의 입법 취지 중 하나인 장례지도사들의 전문성 강화 등을 이끌어 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경력증명과 관련해 :장례지도사의 경력증명을 발급할 기관이 만일 폐업을 했을 경우, 어떻게 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는가, 또 장례식장에서 발급할 경력증명에 '염습관련'만 가능하다면 무리가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복지부의 정책을 비판했다.

이 밖에도 제기됐던 질문과 의견을 종합해보면 ▶비영리법인, 상조회사가 자격증을 발급할 경우 그 신뢰성이 어느 정도나 있는가, 경력증명기관을 사업자 등록자로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복지부 소관 교육기관만 경력 증명이 가능하고 노동부 소관 직업학교의 경력증명서나 교사 자격은 인정하지 않는다면 불합리한 것이 아닌가 ▶실습기관이나 실습내용을 장례식장에서의 염습으로 한정한다면 고인의 염습과정을 교육생들의 실습대상으로 삼는다는 것인데 과연 가능한 일인가 ▶종교관련 교육기관의 교육실도 전용교육실이 꼭 필요한가 등이 있었다.

그러나 법의 내실을 기하기 위한 이 같은 질문들에도 불구하고 복지부는 무성의한 답변을 내놓는 등 무시에 가까운 태도로 일관해 빈축을 샀다.

한 종사자는 "법 시행이 얼마 남지않은 중요한 시점에서 관련 공무원들의 답변은 확실한 것이 되지 못했고, 결국 최영호 노인지원과장이 마이크를 이어 받아 답변에 응했지만, 이미 참석자들의 분노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했다"고 설명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이어 "설명회를 통해 언급된 장례지도사의 업무기준이 염습진행에 있다는 김순옥 사무관의 설명은 담당공무원의 수준을 의심하게하는 대목이었으며, 종교적 관점이 다른 현대 우리사회의 죽음의례에 대한 표준교재를 어떻게 만들어 낸다는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일갈했다.

아울러 관련학과의 대학원이 동국대에 석사과정만 설치된 현실을 무시하고, 박사학위자까지를 전임으로 임명하고자하는 의도, 그리고 이론 및 실습의 교육여건과 교수요원의 까다로운 자격기준과는 달리 장례식장 실습과정에서는 교육장소와 여건의 조건, 교수요원의 자격문제가 논의되지 않는 문제 등은 매우 심각한 불신을 낳는 기제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설명회는 입법 예고 기간이 불과 수일이 남은 상황에서 보건복지부의 법 취지 등을 알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자리였다고 볼 수 있다.

복지부의 인사말처럼 국민의 입장에서 정상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장례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준비를 잘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먼저 복지부 스스로 업계의 의견을 경청할 필요가 있다.

관련 종사자들 역시 이와 관련해 더욱 면밀히 검토하고 의견을 개진하는 등 남은 시간을 허비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